대만 학생단체, 국회 점거 중단…23일 만에 자진 해산_베토 오토바이 전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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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학생운동 단체가 10일 입법원(국회) 장기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23일 만에 자진 해산했다. 학생운동 단체는 이날 오후 6시10분(현지시간) 농성을 풀고 입법원 본회의장을 걸어나왔다. 이들은 입법원 주변 도로에서 기다리던 점거 농성 지지 대학생, 시민 등과 함께 해산집회를 연 뒤 서비스 산업시장을 중국에 개방하는 데 반대한 이번 시위를 마무리했다. 집권 국민당이 일방적으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것에 반발해 지난달 18일 기습적으로 입법원 본회의장을 점거한 지 23일 만이다. 학생단체는 "이 시점이 모든 투쟁의 중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투쟁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협력 감독장치의 법제화 과정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3천여 명의 경찰력을 입법원 주변에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이번 자진 해산 결정은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국회의장)이 학생들의 핵심 요구 사항인 '양안협력 감독장치 선 법제화 뒤 양안 서비스무역협정 심의'를 약속한 것이 돌파구가 됐다. 일부 강경파 학생 등은 앞으로도 입법원 일대를 근거지로 부정기 집회를 여는 방식으로 국회 감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여야는 11일 정기회 회기를 재개해 민생법안 처리 등에 착수한다. 대만 당국은 학생시위 관련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예외 없는' 원칙 처리 방침을 확인했다. 대만 헌정사상 초유의 입법원 점거 사태가 학생들의 자진 해산으로 마무리됐지만,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마잉주 정부의 친중국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양안협력 감독장치 법제화는 국민당과 야당인 민진당, 학생단체 등의 시각차가 커 언제든 갈등이 표출될 여지가 있다. 이런 점에서 여야가 재심의하기로 합의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임기 2년여를 남겨둔 마잉주 정부의 친중국 정책도 상당기간 표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당 내에서는 당내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왕진핑 입법원장의 당적 박탈을 둘러싼 지난해 9월 마 총통과 왕 원장의 충돌에 이은 '2라운드'인 셈이다. 왕 원장이 당론과 달리 양안협력 감독장치 선 법제화 뒤 서비스협정 심의를 학생들에게 약속한 것이 불씨가 됐다. 국민당은 지난달 19일 법원이 당적존재 확인 민사소송에서 왕 원장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해 이날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 총통과 국민당은 중국과의 서비스협정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태도다. 대만 학생단체는 서비스협정이 발효되면 중국 종속이 가속될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학생 시위대가 입법원에 이어 지난달 23일 행정원(중앙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경찰이 이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17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학생 시위대는 희망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내세워 이번 시위를 '해바라기 항쟁'으로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