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로 뒤덮인 방콕…전쟁터 방불_올인하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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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국' 태국의 심장부인 수도 방콕이 19일 검은 연기로 뒤덮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태국 보안당국이 두달 넘게 지속된 반정부 시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이날 시위 거점인 라차프라송 거리 일대에 장갑차와 군병력을 대거 투입하면서 시위대와 군경 간에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가 강제해산 작전에 맞서 시위장 인근 건물과 폐타이어 등에 불을 지르면서 시꺼먼 연기가 방콕 하늘을 하루 종일 뒤덮었다. 군경과 시위대는 라차프라송 거리 일대에서 총격전까지 벌이며 격렬하게 충돌해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시위 장소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이날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검은 연기가 도심을 뒤덮고 총성과 폭발음 소리가 끊이지 않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시위대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헬리콥터에서 나오는 굉음이 시민들의 공포감을 부추겼다. 대부분의 시민은 안전을 우려해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물며 TV를 통해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 상황을 지켜봤다. 강제해산 작전이 완료된 뒤에도 도심 곳곳에서 방화사건과 폭발 사건이 잇따르자 시민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황급히 안부 전화를 걸어 안전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한인 식당이 몰려 있는 수쿰윗 플라자 등 대부분의 상가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세븐일레븐 등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과 아파트 내 미니 마트 등도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교민은 "수쿰윗 플라자 주변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부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왔다"며 "식당을 찾는 손님도 없어 가게 문을 오전에 닫았다"고 말했다. 태국 보안당국은 시위대 동조자들이 도심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벌일 것으로 우려됨에 주요 골목마다 무장한 군인들을 배치했다. 소총과 실탄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은 수상한 사람이나 차량이 보이면 불심 검문을 펼치고 있어 태국내에 마치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것 같다는 인상도 주고 있다. 방콕 전역에 오후 8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대한항공 등 방콕 주재 한국 항공사 지점에도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들은 출국할 예정인 고객들에 대해서는 통행금지 이전까지 수완나품 국제공항으로 나와줄 것을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공지하고 있다. 또 오후 8시 이후에 도착하는 방콕행 비행기 고객들에 대해서는 공항 인근의 호텔에 일단 투숙시킨 뒤 20일 오전에 시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대사관과 태국한인회도 이날 현지 인터넷 매체와 긴급 공지문 등을 통해 진압상황을 전달하며 교민들이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주태국 정해문 대사는 "태국 시위 사태와 관련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교민과 한국 기업들의 안전을 계속 챙기고 있다"며 "시위사태로 태국 국민의 걱정이 어느 때 보다 큰 만큼 여행객들과 교민들이 절제되고 성숙한 언행을 통해 오랜 우방인 태국 국민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