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연계약 지침서 낸 강은경씨 _물고기로 돈을 벌다_krvip

국제공연계약 지침서 낸 강은경씨 _포커 스타로부터 알림을 제거하는 방법_krvip

"공연기획하는 후배들에게 도움됐으면" "제가 일하면서 답답했던 점들을 책으로 엮어보았습니다. 공연기획하는 후배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해외 연주자나 공연단체들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공연기획자들의 땀과 눈물이 숨어있다. 공연기획자들은 공연이 무대에 올려질 때까지 아티스트나 해외 기획사와 끊임없이 전화나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고, 까다로운 요구사항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천재지변이나 돌발변수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풀어가야하는 것도 공연기획자들의 몫이다. 공연기획사 빈체로 기획팀장,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팀 공연기획팀장 등을 거친 강은경(37)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이 '계약에서 공연장까지-국제공연계약의 이론과 실제'(이클라세)를 냈다. 저자의 공연기획 실무 노하우와 공연기획과 관련한 국제법이 함께 소개돼 있다. 공연기획 선배가 후배들에게 건네주는 '족보'이자 '교과서'인 셈. 국제 공연 계약과 관련한 이론과 실무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를린필 등 유명 해외연주단체들의 내한이 어느 나라 못지 않게 활발하면서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종류의 책이 그동안 없었어요. 공연기획이라는 게 원래 바쁜 일인데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잘 공개하지 않으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자는 국제공연계약의 법률관계 등 전문적인 내용에서부터 음료, 차량 등의 준비에 이르는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책의 일부를 살펴보자. "흔히 문화가 다른 서구의 오케스트라들이 계약서상 '화장실이 갖추어진(with lavatories)' 차량의 제공을 당연히 요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현실적으로 그러한 종류의 차량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를 고속도로상의 충분한 휴게소의 확충으로 대신하고 있으므로, 국내 주최자는 이러한 물리적 상황 내지 국가 간의 문화 차이를 알리고 잘 설득시켜서 단체측에서 현지 상황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해외단체공연계약서 표준양식, 해외공연단체 투어용 각종 서식, 국제공연계약서 용어해설이 부록으로 실려있다. 책의 머리글에는 "어릴 적 반 편씩의 꿈을 차지했던 미래의 정경화도, 젊은 산드라 오코너(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원 판사)도 되지 못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저자는 예원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전문 연주자의 길을 접고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책은 삶 속에서 공연과 법학의 융합을 모색해온 저자가 내놓은 첫 결실이다. 강씨는 "이런 종류의 책이 국내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라 많이 부족하다"면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저술활동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